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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북리뷰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두 천재 심리학자의 우정과 결별

by 아브라™ 202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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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마이클 루이스 저작들을 정주행했습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2018)는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2012)을 기억의 저편에서 다시 길어 올리는 근사한 책이었어요.

 

아모스 트바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공동으로 쓴 논문 <전망 이론>이 발표된 1979년은 행동경제학의 원년이 되었고, 그 공로로 대니얼 카너먼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대니얼 카너먼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첫 심리학자가 되었지요.

 

대니얼 카너먼의 영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2005년에는 이스라엘 국민이 뽑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스라엘인'으로 선정되었고, 2007년에는 미국심리학협회가 그에게 공로상을 수여했지요.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었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은 생생한데요. 우리 안에 있다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 판단 어림짐작과 틀짜기 효과 등으로 어이없는 실수를 수없이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통계적 사고의 어려움을 다룬 책이었어요.

 

특히,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의 이야기는 저를 곧장 매료시켰는데, 대니얼 카너먼 이사람 어마어마한 천재가 틀림없어라는 감탄과 함께 학부생일때 읽었다면 행동경제학을 전공하고 싶었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어요. 

 

그런데 마이클 루이스가 쓴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를 읽어면서 대니얼 카너먼이 그동안 지나치게 과대평가받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두 천재의 만남과 오랜 기간에 걸친 공동 연구, 그리고 둘의 끈끈한 우정과 파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한 편의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게 펼쳐놓은 논픽션이에요.

 

행동경제학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대니보다 세 살 어렸던 아모스(1937년생)는 오랜 기간 대니와 공동 연구를 하고 암으로 세상을 뜰 때까지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중동전쟁의 전사로, 천재 심리학자로 늘 학계의 주목을 끌었던 스타 심리학자였어요.

 

반면 대니얼 카너먼은 아모스 트버스키라는 천재의 그늘에 가려 세상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개탄하며 자신의 공마저 아모스가 가로채간다는 원망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대니의 처지는 마치 닐 암스트롱에 가려진 버즈 올드린 같았다고 할까요. 어딜 가나 사람들은 아모스만 찾았고 아모스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둘의 이력을 보면 대니가 느꼈던 상실감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아모스로 인하여 받은 상처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던 대니는 긴 우정에 종지부를 찍을 편지를 친구에게 보냅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아모스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자신에게 결별 통보를 한 대니에게 아모스는 죽을 때까지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인 것으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곧잘 과소평가받고 있는 '운'의 역할을 상키시킵니다. 우리 인생은 많은 부분에서, 특히 중요한 길목에서 '운'에게 빚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살았을 때 주지 못했던 영광을 아모스는 친구에게 (어쩌면 '우연히') 남겨두고 떠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끊임없이 의심하고 회의했던 대니답게 그들의 우정을 마이클 루이스에게 털어놓았기에 이렇게 좋은 논픽션도 나올 수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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