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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북리뷰

빅 숏, 거대 금융기관을 굴복시킨 천재 펀드매니저 이야기

by 아브라™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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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논픽션 한 권을 읽었습니다. 마이클 루이스가 쓴 <빅 숏 BIG SHORT>(2010)인데요, 바로 영화 <머니 볼>(2011)의 원작자입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프린스턴 대학을 나와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에 들어가 3년 만에 거금을 벌고 조기 퇴사를 했다고 하니까, 마이클 루이스야말로 시대를 앞서 간 파이어족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관한 여러 금융서적들을 두루 읽어보았지만 <빅 숏>만큼 쉽게 설명한 책은 보지 못했습니다. 혹, 글로벌 금융위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거대한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궁핍한 중하층 미국 서민들을 속여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이한 방법으로 증권화하고, 탐욕스럽게 수익을 쫒다 결국에는 몰락해가는 현장을 지켜보는 스릴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Big Shot은 하락하는 쪽에 배팅하는 것을 뜻하는 말라고 합니다. <빅 숏>은 2005-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앞두고 금융기관들의 이러한 기이한 탐욕을 감지한 펀드매니저들이 어떻게 모기지 시장을 분석하고 배팅했는지를 흥미진진한 필체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빅 숏>에 등장하는 천재 머니매니저들은 모두 괴짜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아주 독특한 세계관과 태생적으로 회의주의자 기질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그들에겐 낙관주의자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반대편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재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이들만이 가진 능력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운 젊은 여성의 옆모습에서 늙은 마녀의 얼굴을 포착해냈다... 그들은 모두 기이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기이한 태도는 저마다 달랐다."(174쪽)

 

찰리 멍거와 마찬가지로 한 쪽 눈이 의안이었던 마이클 베리는 월가의 전문 투자자들이 보지 못하는 시장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보이는 대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으로는 절대 세상의 실체를 전혀 볼 수 없다는 걸 암시라도 하는 것 같네요. 

 

이들 극소수의 천재들은 사람들과 시장이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지나치게 확신하고, 불가능에 가가운 사건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감했습니다.

 

자신들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한 이들은 홀로 세상에 맞서기로 결심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도에 어마 무시한 배팅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습니다.

 

<빅 숏>을 다 읽고나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내가 만약 그들처럼 시장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졌고, 그들처럼 시장의 붕괴를 확신할 수 있다면, 그들처럼 1억 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배팅할 수 있을까?

 

대답은 절대 NO!였습니다. 탁월한 재능은 기본이고 거기다 두둑한 배짱을 겸비했을 때에만 전설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재 이야기꾼'이라고 극찬한 말콤 글래드웰의 말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에는 국내에 번역 출판 된 <빌 밀러의 기술주 투자>(2010)의 저자 빌 밀러를 멍청한 바보로 묘사하는 상황이 나오는데요, 투자의 세계에서는 정말 다양한 서적들을 접해야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이 논픽션을 영화화한 <빅쇼트>(2015)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영화 <머니볼>이 재미 있었으니까, 이 영화도 아마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두 영화 모두 브래드 피터가 주연으로 나오니, 기대해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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