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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북리뷰

라이어스 포커, 최고를 향한 트레이더들의 욕망과 도전

by 아브라™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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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을 영화화한 <머니볼>을 재미있게 봤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해부한 <빅 숏>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내친김에 저자의 이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라이어스 포커>(2006)까지 찾아 읽어 보았습니다.

 

<라이어스 포커>는 1984년 겨울, 마이클 루이스가 런던 경제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런던에 눌러앉아 있던 시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영국 황태후가 참석하는 세인트 궁전에서 벌어진 만찬 모임에 우연하게 초청받아 살로먼 브라더스 간부 부인의 옆자리에 운 좋게 앉게 되면서 살로먼에 입사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마이클 루이스는 살로먼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활동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솔직 담백하게 묘사합니다.

 

1986년 당시 살로먼의 회장이었던 존 굿프렌드의 연봉이 31만 달러로 윌스트리트 최고경영자 중 1위였고, 살로먼 브라더스는 당시 '월가의 왕자', '스타의 산실'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막대한 부를 쫒는 트레이더들의 욕망과 도전으로 살로먼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것 같아요.

 

 

마이클 루이스는 살로먼에서의 트레이딩 룸을 책 제목과 같은 '라이어스 포커' 게임에 비유합니다. 포커처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상대방을 속이고, 시장에서 더 바보를 찾아내 덤터기를 씌워야 생존할 수 있는 트레이더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저자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겠지만 살로먼 관계자들은 많이 불편했겠지요. 굿프렌드는 '그 망할 놈의 책'이라고 <빅 숏>에서 이 책을 지칭했으니까요. 만약 잘나가는 우리나라 대기업에 입사했던 누군가가 <라이어스 포커>처럼 그 기업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드러내는 책을 출판한다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요.

 

저자는 1980년대는 취업시즌이 되면 월가로 진출하려는 청년들의 욕망들로 꿈틀거렸다고 합니다. 지금도 투자은행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액 연봉을 제시하니까 그 풍속도는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금융권에서 자신의 꿈과 야망을 펼치고 싶은 청년들에게 <라이어스 포커>는 기술적인 도움은 물론 금융기관들의 살벌한 속살들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이클 루이스는 1988년 1월 살로먼 브라더스를 그만둡니다. 입사 2년 만에 그가 제시받았던 연봉은 27만 5천 달러였다고 해요. 그 어마 무시한 연봉은 그의 아버지를 충격에 빠트렸고 마이클도 충격에 빠졌다고 해요.

 

그러나 마이클은 살로먼 브라더스에서 더 많은 돈을 벌수록,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부서져버렸고 살로먼 브라더스에 남아 있어야 할 필요보다는 떠나야 할 이유를 발견하게 됐다고 합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자신의 결정을 직시해 보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린, 거의 자살에 가까운 거래를 한 것이었지만, 자신이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은 아니었다는 회상으로 마무리합니다.

 

<라이어스 포커>를 덮으며 마이클 루이스가 참 멋진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젊은 나이에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 고뇌하며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려는 용기가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세계의 트레이더들이 <라이어스 포커>에 등장하는 트레이더들처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냐, 바이든이 될 것이냐에 거금을 걸고 베팅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은연중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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