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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노트

여행작가 최상희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 강원도의 숨은 절경을 맛보고 싶을 때

by 아브라™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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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최상희의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웅진 리빙하우스, 2010)은 여행을 떠날 때 의지할 만한 구석이 되고 여행지의 낯선 숙소에서 한두 장 펼쳐보며 다음 여행을 그릴 수 있는 안내서로써 안성맞춤이라고 생각되는 가이드입니다.

무엇보다 지도에서 살짝 벗어난 아름다움과 소소한 여행담은 다른 여행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 함 들입니다.

 

여행을 떠난 지 정말 오래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익숙한 일상을 떠나 낯선 장소를 찾아 여행하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장소가 주는 낯섦일 수도 있고 때로는 상황이 주는 낯섦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기꺼이 낯선 것을 찾아 나서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것을 불편하게만 여기는 사람에게는 여행은 하등 불필요한 것이고, 낯선 것에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에게는 달아빠진 풍경도 반짝반짝 빛나 보입니다.

 

또한 여행은 설레는 동시에 두렵기도 한 것이지요. 낯선 여행지에서 자고, 먹는 것까지 모두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럽기 마련입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가 여행지에서 불편을 겪을 때면 누군가가 데려다주는 데로 가고, 보고, 먹고, 잤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요.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의 저자 최상희는 정기적 혹은 느닷없이 콧바람을 쐬어 줘야만 하는 고질병과 가벼운 궁둥이와 그보다 더 가벼운 지갑이라는 3종 세트를 지니고 훌쩍 떠나는 것이 취미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처자입니다.

그녀의 문장은 신세대답게 톡톡 튀면서 발랄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평범한 여행 안내서가 아닌 여행 에세이집이라고도 해도 좋을 정도로 감성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에서는 익숙한 여행지도 달아빠진 풍경이 아닌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생소함으로 다가오게 하는 마법이 있습니다. 최상희의 독특한 여행 경험담은 한 번 가본 곳도 다시 가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고 할까요?

 

"태백 여행의 적기는 여름이다. 그것도 8월 하순, 늦여름이다. 봄꽃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 강원도에는 여름 꽃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정선의 만항재와 함백산에서 시작된 여름 꽃 여행은 태백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와 별개미취 꽃으로 절정에 이른다." (123쪽)

 

딸 부잣집의 최상희는 여행지와 관련된 수다를 열심히 뜹니다. 수다만큼이나 여행자들을 위한 배려도 꼼꼼합니다. 매 여행지마다 관광 포인터와 입장료, 개장시간, 식당과 숙소, 위치, 문의를 싣고, 맛집 & 숙소에 대한 정보까지.

빛과 바람만이 닿는다는 인제 오지에 대한 관광 포인터를 보면 저자가 섬세한 아가씨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관광포인트 : 아침가리골은 트레킹 내내 미끄러운 돌이 깔리 강물을 건너야 하니 아쿠아 슈즈와 스틱을 준비하는 것이다 좋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물이 차가워지므로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어렵다. 대신 한겨울, 강이 꽝꽝 얼어붙으면 얼음 위를 걸으며 절경을 즐길 수 있다.(189쪽)

 

저자 최상희는 낯선 곳에서의 긴 여행이라면 지침이 될만한 여행서 한 권과 너무 두껍지 않은 소설이나 에세이집 한 권을 챙겨 간다고 합니다. 여행지에서 읽는 여행 에세이는 독특한 맛이 있다는 것이지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여행지에서 읽는 소설이나 에세이는 특히나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책에서 상큼한 맛을 느끼며 저자와 동질감을 느끼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작가 최상희의 말대로 당장 여행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떠남을 위하여 이 책을 읽어두어도 좋을 듯합니다. 여행지와 얽힌 문사나 소설, 그리고 영화 이야기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니까요.

 

몇 년 전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저자의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을 들고 바람처럼 제주도를 여행했던 즐거운 기억도 있습니다. 

 

자유로이, <강원도 비밀 여행코스> 같은 책을 배낭에 넣고 훌훌 한가로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리라 믿으며 지면으로나마 오늘 강원도의 숨은 절경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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