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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쿠킹

요리하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다음 메인 홈&쿠킹 두 번째 오르며 든 생각

by 아브라™ 2021.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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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선이 바뀌었으니 벌써 어제 일이네요. 어제 올렸던 '숙주나물 무침,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숙주나물 데치기 방법'이 다음 메인 홈&쿠킹에 올랐어요. '계란말이 만드는 법, 계란말이 전용 사각 팬으로 한 번에 말기'에 이어 다음 홈&쿠킹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예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보다 이번에 선정되었을 때 더 기뻤어요. 첫 번째 메인에 올랐을 때도 한없이 기뻤지만 왜, 그런 감정 있잖아요. 소 뒷걸음치다 쥐를 잡았을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에요. 왜냐하면 그땐 겨우 요리의 맛을 알아가는 요린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두 번째로 홈&쿠킹에 올려주시니까 이제 조금, 진짜 아주 약간은 요리에 자신이 붙는 것 같아요. 물론 이번 선정도 랜덤이나 우연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요. 홈&쿠킹 매일매일 레시피에 소개할 글을 담당하시는 분께서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매일 최상의 레시피를 소개하기에는 힘이 벅찰 테니까요. 그분께도 이 자릴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그러나, 아무튼 홈&쿠킹에 오르는 글은(다른 글은 아직 보지를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전문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나름 정성을 들인 포스터일 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를 생각해보면 요리는 잘 못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성을 들인 포스팅을 선정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메인 홈&쿠킹에 두 번째 오르고 나서 요리에 대해서 나름 생각을 해 보았어요. 요리 철학이랄까요? 처음 요리를 배울 때는 레시피를 하나하나 배워나간다는 즐거움 또는 정복감(?)이 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그것이 피하고 싶은 고통스러운 노동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 그래서 생각했지요. 요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진짜 대단한 분들이 시구나!... 음식을 만든다는 것, 다른 사람을 위해 이 고통스러운 노역을 마다하지 않고 매일매일 요리를 하시는 분들은 심성이 대체 어떤 분일까 생각했어요.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처음 몇 달간은 레시피대로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고, 내가 만든 요리를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아, 이것이 요리하는 자의 기쁨이자 즐거움이구나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지만 요리는 마치 시지프스 신화처럼 무한 반복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오늘 된장찌개를 했으면 하루 걸러, 아니면 일주일 뒤에 된장찌개를 또 하게 되잖아요. 그땐 창조성이니 뭐니 할 것 없이 레시피대로 똑같이 만들면 되는 무한 반복. 그러한 일상을 되풀이하게 되면서 요리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불쑥불쑥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음 홈&쿠킹 메인에 두 번째 오르면서 다시 한번 요리라는 행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어요. 저희 집은 네 식구가 저의 요리로 하루를 보낼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거기다 와이프와 아이들의 입맛이 다 다르고요... 만약 내가 요리를 대충 한다면?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요리할 때 지치고 힘든 순간 저는 와이프와 아이들 얼굴이 자연스레 떠올라요. 그리고 식탁에 올린, 제가 만든 음식을 먹고 아, 맛있다! 그 한마디에 모든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해요. 네 식구의 건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충족되는 순간이랄까요.

 

저는 요즘 요리를 하면서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채소를, 영양을 되도록이면 파괴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거부감 없이 잘 먹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으로 요리를 해요. 일테면 맛있는 카레에 채소를 듬뿍 넣어 냠냠하게 만드는 방법 같은 거요.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요리하시는 분들께 경의를 표하고 싶어요. 무한반복을 하면서도, 아무도 모를 아주 사소하고 섬세한 창의성을 발휘해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최선의 요리를 하고 계실 모든 분들께 존경을 보냅니다.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요리 역시 인내의 산물이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이 듬뿍 담긴 요리를 오늘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아주 조금 느끼고 있는 요즘이에요.

 

단언컨대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노동이 요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아마도 요리하는 마음은, 요리하시는 분들만이 알 수 있는 비경일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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