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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쿠킹

조개 된장찌개, 초간단 해감 믿다 완전 망했습니다.

by 아브라™ 202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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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아내가 근무하는 주말입니다. 어젯밤 자기 전에 아내가 "냉장고에 조개 사놓았으니까 내일 애들이랑 조개 된장찌개 해 먹어"라고 했을 때는 자신 있게 "응"이라고 대답했는데요...

자고 일어나서 조개 된장찌개를 하려고 레시피를 찾아보니 조갯살을 재료로 한 레시피만 있을 뿐 조개껍질채 넣고 요리하는 레시피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내에게 긴급 톡을 날렸습니다. "조개 껍질 통째로 넣고 끓이면 돼?" 그러자 아내로부터 짤막한 문자가 왔습니다. "응"

 

그렇나 보다 하고 조개 된장찌개 레시피를 폭풍 검색한 후, 여러 가지 레시피를 종합하여 다음 레시피로 요리에 돌입하여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조개 된장찌개 재료(1인분 기준)

조개 200g, 집된장 1T, 쌈장 0.5T, 다진 마늘 1T, 감자 1개, 양파 1/2개, 호박 1/2, 두부 1/4모, 조갯살, 대파 1 뿌리, 홍고추 1개, 멸치 다시마, 버섯, 매운 고추 2개, 고춧가루, 양송이버섯 2개, 새송이버섯 1개, 다시마 2조각, 물 400ml

 

조개 된장찌개 조리방법(소요 시간 약 30분)

1. 육수 만들기 : 파뿌리와 다시마를 넣고 강한 불로 끓으면 약불로 약 7분 정도 끊인 후 파뿌리와 다시마 건져내기

2. 조개와 양파 먼저 넣고 끓으면 된장도 넣고 잘 풀어주기. 

3. 감자, 호박, 버섯 등 준비한 야채 모두 넣고 끓이기.

4. 마지막으로 다진 마늘, 고추, 두부를 넣고 한 번 더 끓여 주면 완성!

 

양파를 까고 마늘을 다지고 요리를 한 참 준비하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톡이 또 날아왔습니다. "조개 초간단 해감법"이라는 링크였습니다. 엥, 해감이 뭐지 하고 봤더니....

 

바지락 등 조개는 해감을 꼭 하고 요리를 해야 나중에 먹을 때 모래 같은 걸 씹히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는 다소 끔찍한 내용이었습니다. 해감은 조개를 천일염으로 녹인 소금물에 넣어 반나절 정도 조용한 곳에 놓아두면 조개가 바다인 줄 알고 뻘같은 걸 뱉어내는 걸 말하네요.

 

시간이 없을 땐, 조개 초간단 해감법으로 천일염(많이)과 식초(2스푼)를 넣은 물에 검은 비닐을 덮고 냉장고에 20분 정도 넣어두면 해감이 된다는 좋은 정보가 있더군요.

 

그래서 조개를 소금과 식초를 넣은 물에 넣고 검은 비닐봉지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재료 준비를 마저 하기 시작했습니다.

 

홍고추, 청양고추 등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거의 총동원하며 레시피대로 준비하면서 보통의 레시피에는 없는 쌀뜨물로 다시마, 멸치를 넣고 육수를 우려냈어요.

 

쌀뜨물로 육수를 내면 좀 더 구수한 맛을 낸다고 하니까요. 사실 이 요리가 닭볶음탕, 돼지고기 김치찌개, 닭백숙에 이은 나의 네 번째 요리임에도 아직도 맛깔나게 썰지는 못하네요. ㅠㅠ

 

냉장고에 조개를 넣어둔지 30분이 지났으니, 충분하다 싶어 조개를 깨끗이 씻고 또 씻어 조개와 양파를 먼저 넣고 레시피대로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뽀글뽀글 끓을수록 맛있는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요리를 완성하고 아이들과 아점을 먹기 시작했는데... 첫 숟갈을 뜨자마자 마음 한켠에서 은근히 걱정되던 그 모래 씹히는 느낌이 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조금 지나서 아이들 눈치를 보자, 아이들도 아마도 그런 씹히는 맛을 느낀 모양이더군요. 얼마 안 가 못 먹는 걸로 결론을 내렸을 때, 온몸에 기력이 다 빠져나갔습니다.

 

아마 다시는 조개를 재료로 한 요리는 도전을 못할 것 같아요. 요리를 하느라 엉망진창이 된 싱크대를 봤을 때, 너무나 우울했어요. 아, 흙 씹히는 느낌 같은 그 맛이 오래도록 괴롭힐 것 같거든요...

 

조개 해감은 절대 초간단으로 안되고 적어도 반나절 정도는 해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 것에 위안을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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