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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노트

블로그 문체, 경어체 VS 평어체 무엇이 좋을까요?

by 아브라™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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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할 때 여러가지 고민이 있겠지만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것이 경어체로 쓸 것이냐, 평어체로 쓸 것인가하는, 문체인 거 같아요. 제 블로그 글은 지금까지 몇개 되지는 않지만 대부분 경어체로 포스팅되어 있습니다.

경어체와 평어체, 둘 중에서 그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도 글쓰는 순간의 심리 상태에 따라 문체가 많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정서적으로 호소하고 싶을 때는 아무래도 경어체를 쓰고 싶고,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싶을 때는 평어체로 쓰고 싶으니까요.

블로그 글은 전문적인 주제를 다루기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들을 소소하게 나누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경어체가 더 어울리는 측면도 있습니다.

경어체의 장점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쓴이가 자신을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여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높이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소통을 주로 하는 블로그라면 경어체가 잘 어울리는 문체가 되겠지요.

반면 경어체를 지나치게 오용하는 경우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단점을 덮어두기도 꺼림칙합니다. 왜 사기꾼들은 말만 번지르하고 지나치게 예의가 바르잖아요. 마케팅 세계에서 사물에게까지 극존칭을 쓰는 경우처럼 경어체는 글을 가볍게 하고 오르지 감정이나 정서에만 호소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담을 말씀드리자면 경어체로 쓴 책을 읽고 만족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경어체를 구사하는 저자 대부분이 교묘하게 독자의 정서에만 기대어 자신의 얕은 지식을 가리거나 자신의 편향이 옳은 것인냥 포장하려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그래서 전 경어체로 쓴 책은 이제 패스합니다.

그럼 평어체의 장점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문체의 특성상 막연한 정서에 호소할 수 없으므로 글쓴이는 자연스럽게 논리적인 흐름에 기대어 읽는 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려 할 것이므로 보다 글이 객관적으로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전문서적이나 논문이 만약 경어체로 작성되어 있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블로그는 전문서적도 그렇다고 아주 개인적인 편지나 습작도 아닌 애매모한 경계에 있다는 데 있습니다. 블로그는 엄연히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공개되는 글이니까요.

블로그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보니 문체의 선택도 덩달아 어려우지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문체를 자주 바꾸면 검색 엔진이 다른 사람이 쓴 글로 오인하여 노출에서 불이익을 당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가설까지 떠도니까 더 고민에 빠뜨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블로그 문체는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경어체로 포스팅했지만, 글의 성격에 따라 경어체 또는 평어체로 자유롭게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블로그에서조차 어느 하나의 문체를 고집할 이유는 굳이 없다고 생가합니다. 불로그가 전문서적도 아니고 서랍속 일기장은 더더욱 아니니까요.

아마도 앞으로는 경어체보다 평어체 포스팅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경어체로 글을 작성하다보니 상당히 비효율적인 글쓰기 방식이라는 걸 많이 느낍니다. 게다가 꼭 경어체를 써야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정서에 호소하기보다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글쓰기 습관을 기르고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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